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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번역자료/한국어 문법

한국어 쉼표 (,)

한국어 쉼표(,)

 

(1) 같은 자격의 어구를 열거할 때 그 사이에 쓴다. 

 

  근면, 검소, 협동은 우리 겨레의 미덕이다.

  충청도의 계룡산, 전라도의 내장산, 강원도의 설악산은 모두 국립 공원이다.

  집을 보러 가면 그 집이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지, 살기에 편한지, 망가진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5보다 작은 자연수는 1, 2, 3, 4이다.

 

  다만, (가) 쉼표 없이도 열거되는 사항임이 쉽게 드러날 때는 쓰지 않을 수 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함께 오셨어요.

  네 돈 내 돈 다 합쳐 보아야 만 원도 안 되겠다.

 

  (나) 열거할 어구들을 생략할 때 사용하는 줄임표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다.

 

  광역시: 광주, 대구, 대전……

 

  문장 안에서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연이어 나올 때는 기본적으로 각 어구들 사이에 쉼표를 쓴다. 쉼표로 연결되는 어구에는 단어도 있을 수 있고, 구나 절 형식도 있을 수 있다. 쉼표는 각 어구들을 구분하는 기능을 하며, 읽을 때에 호흡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1) 소설 구성의 3 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이다.

  (2) 사회 조사 방법론에는 양적 연구, 질적 연구, 이 둘을 합한 통합적 연구 등이 있다.

  (3) 서울의 숭례문, 경주의 석굴암,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은 모두 국보다.

 

  열거되는 어구 중에 마지막 어구 앞에 ‘그리고’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그리고’ 앞에 쉼표를 써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어구를 열거할 때 쓰는 쉼표는 ‘그리고’를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쉼표와 ‘그리고’를 함께 쓰는 것은 일종의 중복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열거되는 어구 중에 맨 앞의 어구 뒤에 ‘그리고’를 쓰고 이어지는 어구들은 쉼표로 열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그리고’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4) 정욱, 재용, 성민 그리고 은길이까지 모두 네 명이 시험에 합격했다.

  (5) 정욱 그리고 재용, 성민, 은길이까지 모두 네 명이 시험에 합격했다.

 

  쉼표는 같은 자격의 어구들이 열거되어 있음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부호이므로 쉼표 없이도 그러한 사정을 분명히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된다.

 

  (6)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구분이 뚜렷하다.

 

  열거할 어구들을 생략할 때에는 줄임표를 쓰는데, 이때 줄임표 앞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다.

 

  (7) ‘규현, 재호, 정석, 민수, 혁진, 광선……’ 이렇게 고등학교 때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 있던 중에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다.

  (8) 육십갑자: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2) 짝을 지어 구별할 때 쓴다.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제4항의 (2)’는 ‘제4항의 (1)’의 연장선에 있는 쉼표의 용법이다. 나열된 어구들을 짝을 지어서 구별할 때 그 사이에 쉼표를 쓴다.

 

  (9) 한국과 일본, 필리핀과 베트남은 각각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있는 국가들이다.

 

(3) 이웃하는 수를 개략적으로 나타낼 때 쓴다. 

 

  5, 6세기

  6, 7, 8개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하여 이웃하는 수를 개략적으로 나타낼 때 각각의 숫자 사이에 쉼표를 쓴다. 여기서 이웃하는 수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수를 가리킨다.

 

  (10) 이 책은 4, 5세 정도의 유아에게 읽히면 좋습니다.

 

(4) 열거의 순서를 나타내는 어구 다음에 쓴다. 

 

  첫째, 몸이 튼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

 

  여러 가지 내용을 열거할 때 사용하는 ‘첫째, 둘째, 셋째……’,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등과 같은 어구 다음에는 쉼표를 쓴다.

 

  (11) 다음으로, 애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 등과 같은 접속 부사의 뒤에서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접속 부사와 쉼표의 기능이 중복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쉼표는 꼭 접속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므로, 글쓴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접속 부사의 뒤에서도 쉼표를 쓸 수 있다.

 

  (12) 네 말도 일리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야만 한다.

  (13) 노래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노래를 강권한다는 것은 감정을 강요하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5) 문장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할 때 절과 절 사이에 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저는 신뢰와 정직을 생명과 같이 여기고 살아온바, 이번 비리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떡국은 설날의 대표적인 음식인데, 이걸 먹어야 비로소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문장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할 때는 절과 절 사이에 쉼표를 쓴다. 그런데 이 말은 문장의 연결 관계가 쉼표 없이도 분명히 드러난다면 (15)처럼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14)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15) 발표회가 끝나면 바로 회사로 돌아가야 합니다.

 

  (16)처럼 한 문장에서 절과 절 사이에 쓰는 쉼표와 여러 어구를 열거할 때 쓰는 쉼표가 동시에 쓰이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쉼표는 저마다의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쓰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17)처럼 절과 절 사이에 쓰는 쉼표를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장의 연결 관계는 연결 어미만으로도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16) 1반, 2반, 3반은 집으로 돌아가고, 4반, 5반, 6반은 학교에 남았다.

  (17) 1반, 2반, 3반은 집으로 돌아가고 4반, 5반, 6반은 학교에 남았다.

 

(6)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부분을 줄여서 열거할 때 쓴다. 

 

  여름에는 바다에서, 겨울에는 산에서 휴가를 즐겼다.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부분을 줄여서 열거할 때는 쉼표를 사용하여 어구 간의 연결 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18) 빨간색을 선택한 분들은 오른쪽으로, 파란색을 선택한 분들은 왼쪽으로 가 주세요.

  (19) 사람은 평생 음식물을 섭취, 소화, 배설하면서 살아간다.

 

(7) 부르거나 대답하는 말 뒤에 쓴다. 

 

  예지은아, 이리 좀 와 봐.

  예네, 지금 가겠습니다.

 

  독립 성분은 다른 문장 성분들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아니하고 따로 떨어져 있는 성분으로서, 부르거나 대답하는 말은 대표적인 독립 성분이다. 이런 말 뒤에는 쉼표를 씀으로써 다른 문장 성분들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 “너, 나를 속이려고 했지?”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21) “아가, 이리 좀 와 봐라.” “네, 어머니.”

 

  특별한 감정을 넣어 이런 말들을 사용할 때는 쉼표 대신 느낌표를 쓸 수 있다. [‘제3항의 (4)’ 참조]

 

(8)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곧’, ‘다시 말해’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쓴다. 

 

  책의 서문, 곧 머리말에는 책을 지은 목적이 드러나 있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말과 관련한 예의, 즉 언어 예절을 갖추는 것에서 시작된다.

  호준이 어머니, 다시 말해 나의 누님은 올해로 결혼한 지 20년이 된다.

  나에게도 작은 소망, 이를테면 나만의 정원을 가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곧’, ‘즉’, ‘다시 말해’, ‘이를테면’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쉼표를 쓴다.

 

  (22) 야구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를 위해 서로 마음과 힘을 하나로 합하는 것, 곧 협동 정신이다.

  (23) 창경궁은 15세기 후반에 성종이 전왕의 부인, 즉 대비들의 거처로 마련한 것이다.

  (24) 무엇을 하든지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 다시 말해 성실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25) 그곳에는 대중교통 수단, 이를테면 버스 같은 것도 없나요?

 

  문장 첫머리에 ‘곧’, ‘즉’, ‘다시 말해’, ‘이를테면’ 등과 같은 어구가 나올 때 그 뒤에 쉼표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는 글쓴이가 임의로 판단해서 정할 수 있다.

 

  (26)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곧,/곧 오해는 나의 실수였던 것이다.

  (27) 민지는 성호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즉,/즉 성호는 민지에게 실연을 당한 것이다.

  (28) 다시 말해,/다시 말해 선입견은 틀릴 때가 더 많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29) 이를테면,/이를테면 어린아이로서는 그런 어려운 과제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문장 안에서나 문장 첫머리에서 앞말의 내용을 전환하거나 앞말과 반대되는 내용을 기술할 때 사용하는 어구인 ‘반면(에)’, ‘한편’ 등의 뒤에 쉼표를 쓸 것인지, 쓰지 않을 것인지도 글쓴이가 임의로 판단해서 정할 수 있다.

 

  (30) 건강에 좋은 음식이 있는 반면,/반면 안 좋은 음식도 있다.

  (31) 아군의 실종자는 20여 명이었다. 한편,/한편 아군이 생포한 적의 포로는 무려 700여 명에 이르렀다.

 

(9) 문장 앞부분에서 조사 없이 쓰인 제시어나 주제어의 뒤에 쓴다. 

 

  돈, 돈이 인생의 전부이더냐?

  열정, 이것이야말로 젊은이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 네가 여기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해.

  저 친구, 저러다가 큰일 한번 내겠어.

  그 사실, 넌 알고 있었지?

 

  문장 앞부분에서 조사 없이 쓰인 제시어나 주제어는 독립 성분과 같은 성격을 가진 말로서 그 뒤에 잠시 휴지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제시어나 주제어의 뒤에는 쉼표를 쓴다.
  

  (32) 가족, 나에게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33) 금연, 건강의 시작입니다.

 

(10) 한 문장에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될 때 앞에 오는 어구 다음에 쓴다. 

 

  그의 애국심, 몸을 사리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정신을 우리는 본받아야 한다.

 

  한 문장에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될 때 앞에 오는 어구 다음에는 쉼표를 쓴다. 여기서 쉼표가 하는 역할은 앞말의 의미를 보충적으로 제시해 주는 뒷말을 앞말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잠시 쉬었다가 읽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조항은 앞말을 다시 설명하는 ‘곧, 다시 말해’ 앞에 쉼표를 쓰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34) 거북선, 우리 민족이 만든 세계 최초의 이 철갑선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무찌르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35) 순애,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오늘 몸이 아파 결석을 했다.

  (36) 내 가장 친한 친구 순애는 오늘 몸이 아파 결석을 했다.

 

  (34)의 ‘거북선’과 (35)의 ‘순애’ 뒤에는 쉼표를 썼으나 (36)의 ‘내 가장 친한 친구’ 뒤에는 쉼표를 쓰지 않았다.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두 부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36)에서 ‘내 가장 친한 친구 순애’는 굳이 쉼을 두어 읽을 만한 자리가 아닐뿐더러, ‘내 가장 친한 친구인 순애’와 같이 써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수식-피수식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11) 도치문에서 도치된 어구들 사이에 쓴다. 

 

  이리 오세요, 어머님.

  다시 보자, 한강수야.

 

  도치문에서 도치된 어구를 특별히 구분하여 드러내고자 할 때 쉼표를 쓴다. 특히 (38), (39)처럼 서술어가 다른 문장 성분의 앞에 나올 때는 쉼표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37) 아침밥을, 아들이 차리고 있었다.

  (38) 비가 세차게 내렸다, 오전에도.

  (39)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제게 주어진 임무를.

 

(12) 바로 다음 말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나타낼 때 쓴다. 

 

  갑돌이는,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를 배웅했다.

  철원과,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강원도 산간 지대에 예년보다 일찍 첫눈이 내렸습니다.

 

  어떤 어구가 바로 다음 말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나타낼 때 쉼표를 쓴다. 앞에 나오는 말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주술 관계’, ‘수식 관계’ 또는 ‘접속 관계’ 등에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때로는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직접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쉼표를 쓰지 않으면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과 직접 관계를 맺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쉼표를 쓴다.

  본문의 첫째 는 쉼표를 사용함으로써 ‘우는 사람’이 갑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쉼표를 쓰지 않으면 ‘우는 사람’은 갑돌이가 된다. 본문의 둘째 도 쉼표를 사용함으로써 ‘철원’과 접속 관계에 있는 어구가 ‘강원도 산간 지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쉼표를 쓰지 않으면 ‘철원’과 접속 관계에 있는 어구는 ‘대관령’이 된다.

 

(13) 문장 중간에 끼어든 어구의 앞뒤에 쓴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이 별로 탐탁지 않아.

  영호는 미소를 띠고, 속으로는 화가 치밀어 올라 잠시라도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웠지만, 그들을 맞았다.

 

  [붙임 1] 이때는 쉼표 대신 줄표를 쓸 수 있다.

 

  나는 ― 솔직히 말하면 ― 그 말이 별로 탐탁지 않아.

  영호는 미소를 띠고 ― 속으로는 화가 치밀어 올라 잠시라도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웠지만 ― 그들을 맞았다.

 

  [붙임 2] 끼어든 어구 안에 다른 쉼표가 들어 있을 때는 쉼표 대신 줄표를 쓴다.

 

  이건 내 것이니까 ― 아니, 내가 처음 발견한 것이니까 ―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강조나 부가 설명 또는 예를 들기 위하여 중간에 어구를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어구를 문장 안의 다른 어구들과 구분하기 위하여 해당 어구의 앞뒤에 쉼표를 쓰며, 쉼표 대신 줄표를 쓸 수 있다.

 

  (40)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 팀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지만, 결국 지고 말았다.

  (41)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 팀은 ― 다시 생각하기도 싫지만 ― 결국 지고 말았다.

 

  삽입한 어구 안에 쉼표가 있을 때에는 삽입한 어구의 앞뒤에는 쉼표를 쓰지 않고 줄표를 써야 한다.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쉼표가 한 문장 안에 쓰이게 되면 해석상 혼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42)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 팀은 ― 다시 생각하기도 싫고, 말을 꺼내기도 싫지만 ― 결국 지고 말았다. (○)

  (43)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 팀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고, 말을 꺼내기도 싫지만, 결국 지고 말았다. (×)

 

(14) 특별한 효과를 위해 끊어 읽는 곳을 나타낼 때 쓴다. 

 

  내가, 정말 그 일을 오늘 안에 해낼 수 있을까?

  이 전투는 바로 우리가, 우리만이,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끊어 읽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쉼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어구이지만, 끊어 읽음으로써 해당 어구를 두드러지게 하려는 의도로 특정 어구의 뒤에 쉼표를 쓸 수 있다.

 

  (44) 발 가는 대로, 그는 어느 틈엔가 안전지대에 가서, 자기의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45) 구보는, 자기는, 대체, 얼마를 가져야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15) 짧게 더듬는 말을 표시할 때 쓴다. 

 

  선생님, 부, 부정행위라니요? 그런 건 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짧게 더듬는 말임을 나타낼 때 그 더듬는 요소 사이에 쉼표를 쓴다.

 

  (46) 내가 그, 그럴 리가 없잖아.

  (47) 제가 정말 하, 합격이라고요?

 

  [붙임] ‘쉼표’ 대신 ‘반점’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다.

 

  종전 규정에서 ‘쉼표’는 문장 중간에 쓰이는 반점, 가운뎃점, 쌍점, 빗금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었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반점’이라는 용어는 잘 쓰이지 않고 ‘쉼표’가 부호 ‘,’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여 왔다. 이와 같은 언어 현실과 규범상의 괴리 때문에 교육 현장 등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에서는 부호 ‘,’를 가리키는 기본적인 용어로서 ‘쉼표’를 인정하여 언어 현실에 부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반점’이라는 용어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용어 교체로 말미암아 둘 중 어느 것이 맞고 틀리느냐의 문제는 생기지 않도록 하였다.

  한편, 종전 규정에는 ‘100,000원’과 같이 수의 자릿점을 나타낼 때 쉼표를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런데 이 용법은 개정안에서 정의한 문장 부호, 즉 문장의 구조를 드러내거나 글쓴이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호가 아니라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이는 쉼표의 이런 용법이 문장 부호에 해당하지 않아서 규정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지, 수의 자릿점을 나타내는 부호로 쉼표를 활용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쉼표는 어구 연결, 절 접속, 휴지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부호이다. 그러다 보니 한 문장 안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쉼표가 연이어 쓰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쉼표를 일일이 쓰게 되면 오히려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쉼표는 그 속성상 대부분은 반드시 써야 하는 부호는 아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판단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쓰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쉼표를 쓰는 것이 오히려 글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불편을 준다고 판단될 때에는 적절하게 조절하여 쓰면 된다.

 

■ 쉼표의 띄어쓰기: 쉼표는 앞말에 붙여 쓴다.